비정기적인 일기

[성장일기] SSAFY 1달 차

728x90
반응형

과거를 회상하는 건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매주 공개적으로 성장일기를 기록하겠다 마음먹고 밀린 기록이 수두룩 하다.

지난 글이 5월 초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짐한 것에 비해 꽤나 게을렀다.. 그동안 국비학원에서 프로젝트 시작을 앞두고 준비 자세를 취하던 중 사실상 포기 상태었던 ssafy 교육 합격소식을 받았고 이와 관련된 일들로 정신없는 시기를 보내긴 했다. 국비학원에서의 기록, ssafy 합격과 관련된 내용은 나중에 다뤄보도록 하고, 늦은 시각이지만 8월을 앞둔 시점에 다시 간단하게나마 일기쓰기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자취

 보통 첫 자취를 언제쯤 시작할까? 대부분 대학에 입학하면서 자취에 도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가족의 품안에서 떠나 나만의 공간을 갖는단 점에서 로망도 있고, 부동산 계약처럼 그동안 해볼일 없던 일들을 스스로 해야만 하는 것이 자취인 것 같다. 남들은 스무 살에나 경험하는 첫 자취이지만, 나는 대학생활도 통학하면서 보냈기 때문에 자취라는 도전을 할 필요가 없었다. 생각해보니 조금 민망하지만, 이십대 후반인 지금이 되어서야 나는 자취를 하게 되었다.

 

 학원을 통해 취업하면 서울 쪽방살이로 시작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싸피를 계기로 대전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성으로 이사했다. 대전 캠퍼스가 위치한 곳의 지리를 잘 몰랐기 때문에 최대한 가까운 곳의 원룸 위주로 먼저 알아보았다. 기본적인 것 외에 특별히 염두하는 조건이 있다면 헬스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밭대 부근을 중점으로 온종일 직방 앱을 보았었다. 그런데 중개인 분과 만나 집을 방문해보니 생각보다 비좁고 별로다는 생각에 끙.. 했던 기억이 남는다. 내가 알아본 두 군데를 방문했지만 찜찜해하던 중 중개인 분이 보여주신 세 번째 방이 그나마 마음에 들어서 계약하게 되었다.

 

 한 달여간 살아보면서 느낀점은 다행스럽게도 방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주변 인프라가 부족하고, 그나마 가까운 헬스장(다니려고 염두해뒀던) 곳은 09:00부터 시작하는 곳이었단 점을 뒤늦게서야 알아차리게 되었다. 학원 다닐 때 처럼 이른 아침 운동을 계획했던 탓에 큰 미스로 첫 자취를 시작하게 된 게 아닐까 싶었는데, 막상 살아보니 예상치 못했던 점들이 마음에 든다.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였고, 1층이 문제가 될것 같았지만 집 안팍으로 들락날락하기 쉬워 산책하기 좋았다. 현재 다니는 헬스장이 위치한 동네로 가려면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긴 하지만, 도로교통편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점 저런점을 고려한다면 5점 만점에 4.5점은 줄 수 있는 곳에서 첫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다.

 

SSAFY 교육 시작

 싸피 대전캠퍼스는 유성에 위치한 삼성화재 연수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만으로도 진행되었지만, 한 차례 유행이 지나갔고 정부 기조가 대면을 허용했기 때문에 오프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자취생에게 오프라인 수업은 점심값을 해결할 수 있다는 강력한 이점이 있어서 5일 오프라인 수업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2일 온라인, 3일 오프라인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전 캠퍼스는 꽤나 부지가 넓다. 천천히 산책을 하자면 20~30분 동안을 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은 햇볕이 따갑기 때문에 교육동 밖을 돌아다니는 걸 꺼리긴 하지만 날씨가 좋아지면 타 캠퍼스 부럽지 않은 경관이 있는 곳이라 좋았다. 수업을 하다가 잠깐 창밖을 통해 나무들을 보면서 힐링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첫 한 달간은 파이썬 기초를 배웠다. 이에 앞서 스타트 캠프로 블록코딩과 아이디어 교육(? : 정확한 명칭이 기억나지 않는다) 등이 진행되었고, 같은 교육생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싸피인이 되려면 인싸피가 되어야 한다는 속설.. 과 함께 어색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처음 알게 되었고, 나이도 많이 먹은 만큼..? 먼저 다가가려고 노오력을 정말 많이 했다. 어색한건 매한가지라 다들 둥글둥글하게 받아주셨다. 싸피에서 알게되는 많은 분들이 자산이 되고 귀중한 인연이 되겠지..!

 

 수업을 받으면서 지난 1년간 쏟았던 고민과 노력들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 싶었다. 교수님이나 선생님 없이 혼자서 시작했던 만큼 파이썬 프로그램 설치만 해도 1주일이 걸렸고, 깃에 잔디 한번 심어보겠다고 한달 동안 노력했던 것이 굳은 살이 된듯 했다. 얄팍하게나마 정처기에서 학습했던 단어들도 들리고, 알고리즘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억지로 공부하면서 기본적인 구현 실력이 길러지긴 했구나 싶었다. 조금만 더 깊숙히 들어가면 금방 내 실력이 뽀록날 걸 알지만, 클래스 정의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아직은 수업 내용이 완전 새롭다거나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다음주 부터는 웹 파트를 들어간다고 하는데,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열심히 학습해서 따라가야겠다.

 

SSAFYcial

 싸피 기자단에 지원해서 선정되었다. 교육기간동안 (연고가 없는 대전에서 혼자 외롭게 지낼 것이 걱정되어) 좀 더 푹 빠져서 교육생으로 지내보기 위해서였다. 싸피를 통해 취업이나 개발 실력인 측면에서도 얻어갈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들었던 점이 큰 이유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성장한다'고도 생각한다. 능력있고 재능있는 선후배, 동기분들과 싸피셜을 계기로 만나보고 싶었다.

 

 두번째 이유는 IT분야에서 내 미래를 어느정도 그려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코딩 관련 공부를 시작한 지 조금 되었지만, 실제로 취업으로 연결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 듯 하다. 나보다 실력있는 주변 분들이 마땅한 곳에 입사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들을 보면서 취업 시장에 대해 명확히 분석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계획의 J형인지라 확실한 목표가 바로서지 않으면 혼란스러워하는 편이다. 직접 발로 뛰면서 인터뷰하고 기업과 만나보면서 나를 원할 곳이 있는지 탐색하고 싶었다.

 

 그 외에도 대학을 다니면서 기회가 닿지 못한 홍보대사라든지 기획 역량을 강화시킨다든지, 大 유투브 시대에 유투버가 되어보고 싶다든지 하는 부가적인 이유들이 있었다. 기회를 주신만큼 재미있고 자유롭게 참여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 월말평가와 트랙변경 

 싸피에서는 매달 월말 평가가 있다고 한다. 지난 주 처음으로 월말 평가를 보았다. 처음 보는 시험의 형식이 낯설었던 지라 진짜 큰 실수를 할 뻔했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좋은 결과를 받았다. 싸피 입과할 때부터 바라던 점이 있다면 전공자반 기본 언어인 자바트랙을 희망한다는 점이었는데, 트랙변경의 기회가 주어졌었다. 구술면접에 대한 정보도 적고 이런저런 학습으로 인해 준비를 잘 못하고 면접을 보긴 했었는데 결론적으로 떨어지게 되었고, 내심 꽤나 낙담했다. 원래 계획에서 첫 단추구멍이 틀어진 채로 끼워진 게 아닌가 싶지만, 살면서 내맘대로 안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 기회가 올지 안올지(아마 안올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고있다)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단추를 끼워가는 과정에서 다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점만 생각하기로 정리했다.